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스피커 특성
아마존 에코(echo)에서 시작된 음성인식 스피커 열풍이 국내에도 크게 일고 있다. KT와 SKT는 이미 '기가지니'와 '누구'를 통해 음성인식 비서 기기 시장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고, 이젠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포털 기업을 비롯해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도 자사 플랫폼 혹은 스마트폰 생태계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앞다퉈 AI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기십만원은 넘어야 할 것 같은 AI 스피커들을 아주 낮은 가격에 시장에 뿌려대는 것은 사업전략적 특성과 사용자 경험(UX)적 특성에서 그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떻게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의 AI 스피커들을 원가에도 못미치는 비용만 받고 공급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나와있는 네이버의 웨이브/프렌즈 스피커나 카카오 미니 스피커들을 사용해보면 특별한 가치를 전해주는 녀석인가 싶을 정도이다. 음악을 주문하면 바로 틀어주고 알람을 맞춰주는 것이 즐거움을 주긴 하지만 아직 AI라고 하기엔 일천한 경험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보급'에 필요한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가치를 인지하고 구매하기에 이르기까지 장벽을 음악서비스와의 결합과 아주 낮은 진입비용으로 허물고 사람들이 AI 스피커라는 녀석에 부담없는 경험을 하게 한 것이다. 이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보다 노이기 위해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런 방식으로 공급을 하니 벅스 같은 음악 서비스를 사용하던 지인들도 꽤 많은 이동을 했다.
사람들은 AI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주로 듣게 된다. 거실에 가만히 앉아 '음악 틀어줘' 한마디로 할 수 있는 경험은 꽤 매혹적이다. AI라는 말은 무색해지고 그냥 음성을 좀 알아듣는 '스피커'만 남지만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음악들을 즐긴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아닌 기기를 통해 음악 서비스를 즐기다보면 유료 컨텐츠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제 3의 플랫폼이 되어 갈 것이다. 음악 외에 뉴스나 팟캐스트 등이 AI 스피커를 통해 현재도 가능하지만, 이런 컨텐츠는 음성 only 컨텐츠를 넘어 다른 분야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을 가진 기기이기에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AI스피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함이다. 제조 원가나 개발 비용이 당장 하드웨어 판매에서 보전되지 않더라도 일단 많이 깔고 보급해야 하는 것이 이런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으면 AI 및 음성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가져갈 서비스 모델들은 향후 무궁무진해진다. 게다가 AI 스피커들은 우리의 말을 끊임없으 듣고 학습하고 있다. 보다 정교한 AI기반 서비스를 위해서는 수 많은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데, 이러한 노드(node)를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한시라도 먼저 보급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시작과 확장은 결국 홈 IoT 시장으로 이어진다. 컨텐츠 스트리밍과 함께 이 AI스피커가 제공하는 또 다른 측면의 경험은 '제어', 즉 뭔가를 컨트롤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수행하는 경험이다. 스마트폰 역시 홈 IoT에서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겠지만, 개인 기기가 아닌 고정형 가족 기기로서 TV와 함께 기대가 되는 거점이 바로 AI 스피커와 같은 음성 비서형 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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